내가?먹는?혈압약,?제대로?알고?먹자...?약제별?작용 기전·복용법?총정리
고혈압 진단 후 약을 처방받으면 "이 약을 평생 먹어야 하나?"라는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정작 고혈압약이 어떤 원리로 혈압을 조절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고혈압약도 종류마다 작용 원리와 부작용이 모두 다르고 환자의 나이, 동반 질환, 혈압 상승 패턴 등에 따라 처방되는 약도 달라진다.
최근에는 두세 가지 약물을 한 번에 복용하는 복합제도 개발되면서 선택지가 다양해지고 복용 편의성도 높아졌다. 그럼에도 여전히 임의로 약 복용을 중단하거나, 약의 특성을 잘 몰라 잘못 복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내가 먹는 고혈압약은 어떤 약일까? 약의 특성과 부작용, 올바른 복용법과 고혈압 관리법까지 심장내과 김미현 교수(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본다.
고혈압이란?... 약 종류별 작용 원리와 부작용
고혈압은 동맥혈관 내의 압력이 정상 범위보다 높은 상태를 말한다. 정상 혈압은 120/80mmHg 이하이며, 수축기 혈압 14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 90mmHg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진단된다. 김미현 교수는 "가정에서 측정할 때는 135/85mmHg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정의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고혈압을 방치하면 심근경색, 뇌졸중, 만성 신장 질환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좋다. 대표적인 치료 방법은 약물 치료다. 김 교수는 "고혈압약은 작용 기전과 성분에 따라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며,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 앤지오텐신 II 수용체 차단제(ARB) – 단일 약물로 가장 많이 처방
혈관 수축을 일으키는 물질의 작용을 막아 혈관을 확장시키는데, 기침 등의 부작용이 적어 단일 약물 요법에서는 최근 가장 많이 사용된다. 관상동맥질환, 심부전, 만성 신장 질환 환자에게 주로 처방되며, 어지럼증이나 혈관성 부종이 나타날 수 있다.
• 칼슘 채널 차단제 – 협심증, 노인 수축기 고혈압에 효과적
혈관 평활근을 이완시켜 혈압을 낮추며, 효과 발현이 빠르고 안전해 널리 사용된다. 협심증이나 노인 수축기 고혈압에 효과적이지만, 두통, 안면 홍조, 발목 부종 등이 나타날 수 있다.
• 이뇨제 – 부종으로 인한 혈압 상승 시 사용
체내 수분과 염류 배설을 촉진해 혈장량을 줄이고 혈압을 낮춘다. 심부전이나 야간 고혈압에 사용하며, 전해질 불균형으로 인한 무력감이나 다리 경련이 생길 수 있다. 당뇨 환자는 혈당이 상승할 수 있다.
• 베타 차단제 – 관상 동맥 질환, 부정맥 동반 환자에 효과적
심박동수와 심근 수축력을 감소시켜 심장의 부담을 줄여준다. 특히 심부전이나 과거 심근경색이 있었던 환자, 부정맥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병용 요법과 복합제... 왜 여러 약을 함께 먹을까
이런 다양한 성분들의 고혈압 약은 환자의 상황이나 증상에 따라 두 가지 이상의 약물을 함께 복용하는 병용 요법을 권장하거나, 여러 성분을 하나의 약으로 만든 복합제를 처방하기도 한다. 김미현 교수는 "수축기 혈압 160mmHg 이상인 2기 고혈압이나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는 처음부터 두 가지 이상의 약물을 함께 복용하는 병용 요법을 권장한다"며, "서로 다른 기전의 약제를 사용하면 심혈관계 위험도를 효과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고, 저용량 병용 요법으로 부작용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고정 용량 복합제를 사용하면 복용 편의성이 높아져 환자의 복약순응도가 개선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처음부터 고용량을 사용하면 저혈압이 유발될 수 있어, 특히 체구가 작은 노인에서는 저용량 병용 요법이 권고된다.
올바른 복용법… 핵심은 일정한 시간, 규칙적으로 복용
고혈압약은 매일 일정한 시간, 주로 오전에 1회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특히 이뇨제는 야뇨를 피하기 위해 오전에 복용하고, 하루 2회 복용 시에는 저녁 6시 이전에 먹도록 한다. 복용 시간을 놓쳤을 때는 하루가 넘어가지 않게 복용하고, 복용 여부가 불확실하면 과량 투여로 인한 저혈압을 방지하기 위해 다음 날 아침에 복용한다. 또한 칼슘 채널 차단제는 자몽주스와 함께 섭취하면 약물의 혈중 농도가 높아져 부작용 위험이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탈수나 체중 감소, 금식 상태에서 혈압약을 복용하면 저혈압으로 어지러움이 생길 수 있다. 김미현 교수는 "이런 경우 주치의와 상의해 단기간 약을 감량하거나 중단하고, 탈수 상태를 교정한 뒤 다시 복용을 재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체중 감량 등으로 혈압이 안정되면 약을 줄이거나 끊을 수 있으나,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 후 정기적인 혈압 측정으로 변동성을 확인해야 한다.
생활습관 교정과 가정혈압 측정이 관리의 핵심
고혈압 관리를 위해서는 약물도 중요하지만 생활습관 교정이 필수다. 소금 섭취는 하루 6g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권장되고, 김치, 찌개, 라면 등 짠 음식과 가공식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김미현 교수는 "설탕과 포화지방산 섭취는 줄이고, 생선, 야채, 과일, 견과류를 충분히 섭취하는 지중해식 식단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체중 관리도 중요한데, 표준체중을 10% 초과하는 환자가 5kg만 감량해도 뚜렷한 혈압 감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음주는 남성 기준 소주 2~3잔 이하로 줄이고,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김 교수는 "유산소 운동을 주 5~7회, 30~60분씩 규칙적으로 하고 근력 운동도 주 2~3회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고혈압 관리의 핵심은 혈압을 주기적으로, 꾸준히 측정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가정혈압은 검증된 위팔 자동혈압계로 아침·저녁 각 2회씩 측정하되, 측정 전 최소 5분간 안정을 취하고 30분 이내 흡연, 음주, 카페인 섭취는 피하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최근에는 애플리케이션으로 혈압을 기록하면 주치의와 공유되어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다"며 "만성질환 관리의 핵심은 '자기 관리'이므로 스스로 점검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